계절에 따라 수면이 달라지는 이유

여름에는 밤이 늦도록 잠이 오지 않고, 겨울에는 평소보다 일찍 졸리거나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겨울이 되면 잠이 많아졌다고 느끼고, 어떤 사람은 여름에 오히려 잠을 설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우리의 수면은 계절에 따라 달라질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계절과 환경의 변화는 수면 시간과 수면 시점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똑같은 방식으로 변화하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계절이라는 이름 자체보다 일조시간, 개인의 생체리듬, 기온, 생활환경과 생활습관 등이 함께 작용한다는 점이 중요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계절이 바뀔 때 우리의 수면이 달라지는 이유를 생체시계와 빛, 멜라토닌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계절의 변화와 수면

1. 계절이 바뀌면 가장 먼저 달라지는 것은 '빛'입니다

사계절의 가장 중요한 환경적 차이 가운데 하나는 낮의 길이입니다.

여름에는 해가 일찍 뜨고 늦게 집니다. 반대로 겨울에는 해가 늦게 뜨고 일찍 집니다. 즉 같은 시계 시간이라도 우리가 자연광에 노출되는 시간이 달라집니다.

이러한 빛의 변화는 수면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 몸에는 약 24시간 주기의 생체리듬인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이 존재합니다. 이 리듬은 수면과 각성뿐 아니라 체온과 여러 생리적 기능의 시간적 변화를 조절합니다.

그리고 빛은 이 생체시계를 외부 환경과 맞추는 중요한 신호 가운데 하나입니다.

미국수면의학회(AASM) 역시 빛을 인간의 일주기 리듬을 조절하는 가장 강력한 외부 시간 신호 가운데 하나로 설명합니다.

따라서 계절에 따른 일조시간의 변화는 우리의 수면 시간과 수면 시점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2. 멜라토닌은 계절과 수면을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입니다

수면 이야기를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물질이 멜라토닌(melatonin)입니다.

멜라토닌은 주로 어두운 환경에서 분비가 증가하는 호르몬으로, 우리 몸의 생체리듬과 수면-각성 주기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빛과 어둠의 변화에 따라 멜라토닌 분비 패턴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과거의 실험 연구에서는 사람을 서로 다른 길이의 빛-어둠 주기에 노출했을 때 멜라토닌 분비 지속시간이 달라지는 현상이 관찰되었습니다. 연구에서 겨울과 유사한 짧은 일조 조건에 노출된 참가자들의 야간 멜라토닌 분비 지속시간이 더 길게 나타났습니다.

다만 이것을 단순하게

"겨울에는 멜라토닌이 무조건 많아져서 더 오래 잔다."

라고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사람의 실제 수면은 빛뿐 아니라 나이, 개인의 생체리듬, 생활시간, 인공조명, 사회적 일정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즉 멜라토닌은 계절과 수면을 연결하는 중요한 생물학적 경로 가운데 하나이지만, 계절별 수면 변화를 설명하는 유일한 원인은 아닙니다.


3. 여름에는 왜 늦게 잠들기 쉬울까?

여름철에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는 대표적인 현상 가운데 하나가 "밤이 늦었는데도 잠이 잘 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자연광의 영향도 중요합니다.

여름에는 저녁까지 외부가 밝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빛은 생체시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저녁 시간의 밝은 환경은 수면 시점을 늦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현대인은 자연광뿐 아니라 실내 조명과 스마트폰, 컴퓨터 등 다양한 인공광에도 노출됩니다.

따라서 여름철 늦은 일몰과 늦은 시간까지 이어지는 활동이 겹치면 실제 취침 시간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2021년 미국의 성인 216명을 1년 이상 추적한 연구에서도 계절과 날씨에 따른 수면 변화가 관찰되었습니다. 연구에서는 봄에 겨울보다 기상 시간이 빨라지고 수면시간이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으며, 낮의 길이가 길어질수록 수면시간이 소폭 감소하는 현상도 관찰되었습니다.


4. 그렇다면 겨울에는 무조건 더 오래 자야 할까?

여기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흔히 "겨울에는 밤이 길기 때문에 누구나 더 오래 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 연구 결과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2026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49개국 697명의 참가자가 제공한 185,143일의 웨어러블 수면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연구진은 전체 데이터에서 일조시간이 1시간 증가할 때 수면시간이 약 4.4분 감소하는 관계를 관찰했습니다. 하지만 달력상의 계절 자체는 개인과 국가 차이를 고려했을 때 설명력이 크지 않았습니다. 즉 "겨울 = 무조건 긴 수면"이라는 단순한 공식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겨울에 잠이 많아지는 것처럼 느끼는 사람이 있더라도 그것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나타나는 계절적 현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겨울에는 낮 시간이 짧아지고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며 활동량과 생활시간이 달라지는 등 여러 환경적 변화가 동시에 발생합니다.


5. 기온도 수면에 영향을 줍니다

계절의 변화는 빛만 바꾸는 것이 아닙니다.

기온과 습도 같은 환경 조건도 수면 환경에 영향을 줍니다.

특히 너무 높은 온도는 수면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대규모 연구에서도 높은 기온과 수면 부족 사이의 연관성이 관찰되었습니다. 중국에서 214,445명의 참가자와 약 2,300만 일의 수면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일평균 기온이 10℃ 상승할 때 수면 부족 가능성이 증가하고 총 수면시간이 감소하는 관계가 관찰되었습니다.

이 연구는 단순히 "여름이라서 잠을 못 잔다"는 것을 증명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높은 주변 온도가 수면에 불리한 환경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높은 실내 온도, 열대야, 땀, 불쾌감 등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잠드는 과정이나 수면 유지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름과 겨울의 수면 시간 차이

6. 계절에 따른 수면 변화는 '생활습관'의 영향도 받습니다

계절이 바뀌면 우리의 생활도 함께 달라집니다.

  • 해가 뜨고 지는 시간이 달라집니다.
  • 야외활동 시간이 달라집니다.
  • 운동량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 휴가나 방학 등 일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취침 및 기상 시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계절별 수면 차이를 이해하려면 자연환경만 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계절에 맞춰 어떻게 생활하는지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2021년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에서는 여러 연구를 종합한 결과 계절에 따라 수면과 신체활동, 좌식행동 등에 차이가 나타날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다만 연구 수와 지역적 범위에 한계가 있어 계절 자체, 기후, 일조시간의 효과를 명확하게 분리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7. 사람마다 계절을 다르게 느끼는 이유

같은 겨울을 보내더라도 어떤 사람은 하루 종일 졸리고, 어떤 사람은 평소와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합니다.

왜 그럴까요?

사람마다 생체리듬과 생활환경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아침형에 가까운 사람과 저녁형에 가까운 사람은 같은 빛 환경에서도 생활시간이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직업, 출퇴근 시간, 실내 조명, 운동, 카페인 섭취, 스마트폰 사용, 주말 생활패턴 등도 수면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서도 개인과 국가별 차이가 계절 자체보다 수면시간의 차이를 설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

따라서 다른 사람과 자신의 수면시간을 단순히 비교하면서 "나는 왜 겨울에 더 많이 자지?" 또는 "나는 왜 여름에도 졸리지?"라고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생체 수면 리듬

8. 계절이 바뀔 때 수면 리듬을 지키는 방법

계절의 변화 자체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수면 리듬이 크게 흔들리지 않도록 생활환경을 조절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① 아침에는 자연광을 충분히 받기

아침의 밝은 빛은 생체시계가 하루의 시작을 인식하는 데 중요한 환경 신호입니다.

가능하다면 아침에 일어나 실외로 나가거나 밝은 자연광이 들어오는 환경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겨울처럼 아침이 어두운 계절에는 자연광 노출 시간이 줄어들 수 있으므로 의식적으로 밝은 환경을 확보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② 밤에는 밝은 빛을 줄이기

반대로 잠들기 전 지나치게 밝은 빛에 노출되는 것은 생체리듬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늦은 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장시간 사용하는 습관이 있다면 취침 전 조명을 낮추고 화면 사용을 줄이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저녁 시간의 빛 노출은 멜라토닌과 생체시계의 위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들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③ 계절보다 일정한 기상시간을 우선하기

주말마다 기상시간이 크게 달라지면 평일과 주말의 수면 리듬 차이가 커질 수 있습니다.

계절이 바뀌더라도 가능한 범위에서 일정한 기상시간을 유지하는 것이 수면 리듬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④ 여름에는 침실 온도를 관리하기

여름철에는 지나치게 더운 환경을 피하고 침실을 쾌적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높은 온도는 수면시간과 수면의 질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⑤ 겨울에는 활동량과 자연광을 의식하기

겨울에는 추위 때문에 야외활동이 줄어들기 쉽습니다.

가능하다면 낮 시간에 가벼운 야외활동을 하고 자연광에 노출되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계절성 수면 변화

9. '계절성 수면 변화'와 수면장애는 구분해야 합니다

계절이 바뀌면서 잠드는 시간이 조금 달라지거나 수면시간이 소폭 변하는 것과 지속적인 수면장애는 같은 개념이 아닙니다.

며칠 또는 일정 기간 동안 계절 변화에 적응하면서 수면 패턴이 흔들리는 것과 달리,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는 문제가 장기간 지속되고 낮 동안의 기능까지 크게 떨어진다면 다른 원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심한 코골이, 수면 중 호흡 이상, 지속적인 주간 졸림, 장기간의 불면 등이 있다면 단순히 "계절 때문"이라고 판단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수면 문제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문제가 있다면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10. 결국 계절이 수면을 바꾸는 핵심은 무엇일까?

계절에 따른 수면 변화를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는 빛의 변화입니다.

여기에 멜라토닌과 생체시계의 변화, 기온, 활동량, 생활시간, 인공조명, 개인의 생체리듬 등이 함께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연구 결과가 보여주듯이 계절 자체가 모든 사람의 수면을 똑같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과 지역에 따른 차이가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겨울에는 누구나 더 많이 잔다"거나 "여름에는 누구나 잠이 줄어든다"라고 단정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이해하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계절은 우리의 수면환경을 바꾸고, 변화한 환경에 우리의 생체시계와 생활습관이 반응하면서 수면 패턴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마무리

우리는 하루의 대부분을 시계에 맞춰 살아가지만 몸은 시계만 보고 움직이지 않습니다.

아침에 들어오는 빛, 저녁의 어둠, 주변 온도, 활동량과 생활습관 등 수많은 환경 신호를 이용해 하루의 리듬을 조절합니다.

그래서 봄이 오고 여름이 지나 가을과 겨울이 찾아오면 우리의 수면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변화하는 것은 아닙니다.

계절에 따라 잠이 조금 달라지는 것을 이상한 현상으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수면 패턴이 어떻게 변하는지 관찰하고, 아침에는 적절한 빛을 받고 밤에는 지나치게 밝은 환경을 피하며, 가능한 범위에서 일정한 생활 리듬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결국 좋은 수면은 특정 계절에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계절이 바뀌어도 몸이 하루의 리듬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환경과 생활습관을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쾌적한 환경

📚 출처 및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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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Med

참고: 본 글은 수면과 생체리듬에 관한 연구 결과를 일반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정리한 정보성 콘텐츠입니다. 개인의 수면 문제를 진단하거나 치료하기 위한 의료 조언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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