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초가공식품을 줄여야 할까? 매일 먹는 음식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매일 먹는 음식, 정말 괜찮은 걸까요?

바쁜 아침에는 시리얼이나 빵으로 식사를 대신하고, 점심에는 편의점 도시락이나 즉석식품을 먹습니다. 출출할 때는 과자나 가공육을 찾고, 저녁에는 배달음식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기도 합니다.

각각의 음식 하나만 놓고 보면 특별히 문제가 없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사가 매일 반복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최근 영양학과 공중보건 분야에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 바로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s, UPF)입니다.

초가공식품은 단순히 '공장에서 만든 음식'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여러 산업적 공정을 거치고,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지 않는 성분이나 첨가물을 이용해 맛과 질감, 보존성 등을 높인 제품을 포함하는 식품 분류 개념입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가공식품을 무조건 피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건강을 위해서는 초가공식품의 섭취 빈도와 양을 줄이고, 덜 가공된 식품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입니다.

초가공식품과 과일, 채소등의 천연식품

초가공식품이란 정확히 무엇일까?

먼저 중요한 구분부터 해야 합니다. 가공식품과 초가공식품은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냉동 채소, 통조림 콩, 살균 우유처럼 가공 과정을 거쳤더라도 영양학적으로 충분히 건강한 식품이 있습니다. 따라서 '가공됐다'는 이유만으로 건강에 해롭다고 판단하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입니다.

초가공식품은 식품을 단순히 보존하거나 조리하기 위한 수준을 넘어, 산업적인 조리·배합·가공 과정을 거쳐 바로 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품들이 대표적입니다.

대표적인 예

  • 탄산음료와 당이 첨가된 음료
  • 과자, 쿠키, 케이크, 일부 스낵류
  • 즉석식품과 일부 냉동 완제품
  • 인스턴트 라면 등 일부 즉석 면류
  • 가공육 제품
  • 여러 성분과 첨가물이 조합된 일부 아침식사용 시리얼

다만 특정 제품 하나만 보고 '초가공식품'이라고 단정하는 데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실제 식품 분류는 제품의 원재료와 제조 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초가공식품을 줄여야 하는 첫 번째 이유|영양 균형이 무너지기 쉽습니다

초가공식품 자체가 하나의 독성 물질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더 중요한 문제는 초가공식품의 섭취가 많아질수록 식단 전체의 질이 낮아질 가능성입니다.

WHO는 건강한 식단의 기본 원칙으로 충분성, 균형, 절제, 다양성을 제시하며, 채소·과일·콩류·통곡물 등 최소한으로 가공된 식품과 가공되지 않은 식품을 식단의 기반으로 권고하고 있습니다.

초가공식품을 자주 먹으면 상대적으로 채소, 과일, 콩류, 통곡물과 같은 식품을 먹을 기회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결국 문제는 특정 과자 하나가 아니라 하루 전체의 식단 구성이 어떻게 변하는가입니다.

두 번째 이유|나트륨을 과도하게 섭취하기 쉬워집니다

나트륨은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이지만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혈압 상승과 관련될 수 있습니다.

WHO는 성인의 나트륨 섭취량을 하루 2g 미만으로 제한할 것을 권고하며, 이는 소금으로 환산하면 약 5g 미만입니다.

특히 가공식품과 즉석식품, 가공육, 짠 간식류 등을 자주 먹는 식습관에서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나트륨을 섭취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식단을 개선할 때 단순히 '소금을 적게 넣자'고 생각하기보다 제품을 구매할 때 영양정보의 나트륨 함량을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세 번째 이유|당류 섭취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초가공식품 가운데에는 설탕이나 기타 당류가 많이 들어 있는 제품도 상당수 있습니다. 특히 단 음료는 음식보다 빠르게 많은 양을 섭취하기 쉽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WHO는 자유당(free sugars)의 섭취량을 하루 총 에너지 섭취량의 10% 미만으로 제한할 것을 권고하며, 가능하다면 5% 이하로 줄이는 것이 추가적인 건강상 이점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하루 2,000kcal를 섭취하는 성인의 경우 10%는 다음과 같이 계산할 수 있습니다.

2,000kcal × 10% = 200kcal

당류 1g을 약 4kcal로 계산하면,

200kcal ÷ 4kcal/g = 50g

따라서 WHO가 제시하는 10% 기준은 약 50g의 자유당에 해당합니다. 다만 이는 일반적인 기준이며 개인의 에너지 필요량에 따라 실제 적정량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네 번째 이유|포만감과 식사량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초가공식품과 체중 증가의 관계를 설명할 때 단순히 '칼로리가 높기 때문'이라고만 이야기하기는 어렵습니다.

식품의 질감, 맛, 섭취 속도, 에너지 밀도, 단백질과 식이섬유 함량 등 여러 요인이 식사량과 포만감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일부 초가공식품은 부드럽거나 먹기 편해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을 섭취하기 쉽습니다. 따라서 건강한 식습관을 만들 때는 칼로리 숫자뿐 아니라 얼마나 빨리 먹게 되는 음식인지, 식이섬유와 단백질이 충분한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초가공식품과 질병의 관계, 연구에서는 무엇을 말할까?

2024년 The BMJ에 발표된 우산형 문헌고찰(umbrella review)은 초가공식품 섭취와 건강 결과를 조사한 기존 메타분석들을 종합했습니다.

연구에는 약 989만 명의 참가자를 포함한 45개의 통합 분석이 포함됐으며, 초가공식품 섭취가 많은 집단에서 사망률, 심혈관계, 대사질환, 정신건강 등 여러 건강 결과의 위험이 더 높게 관찰되는 경향이 보고됐습니다.

연구진은 특히 심혈관질환 사망, 제2형 당뇨병 및 일부 정신건강 관련 결과에서 비교적 강한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이 연구의 상당수 근거는 관찰연구를 기반으로 한 메타분석이기 때문에, '초가공식품을 먹으면 특정 질병이 반드시 발생한다'는 식으로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초가공식품 섭취와 여러 건강 문제 사이의 연관성은 일관되게 관찰되고 있지만, 식습관에는 소득, 신체활동, 흡연, 전체 식단의 질 등 다양한 요인이 함께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근거를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면 '초가공식품 섭취가 많을수록 여러 건강 문제의 위험이 높게 관찰된다'입니다.

초가공식품과 천연식품의 인체작용

그렇다면 초가공식품은 완전히 끊어야 할까?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초가공식품은 모두 독이다'라는 접근은 현실적인 건강관리 방법이 아닙니다. 건강한 식단은 특정 음식 하나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보다 전체적인 식사의 균형과 지속 가능성이 중요합니다.

WHO 역시 건강한 식단은 개인의 연령, 생활방식, 문화와 식습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현실적인 목표는 '평생 초가공식품을 먹지 않기'가 아니라 초가공식품이 식단의 중심이 되지 않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실생활에서 초가공식품을 줄이는 방법

1. 음료부터 바꿔보세요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탄산음료나 당이 들어간 음료를 매일 마신다면 물이나 무가당 음료로 바꾸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2. 간식을 과일이나 견과류로 대체하세요

과자나 쿠키를 완전히 금지하기보다 간식 선택지를 바꾸는 방법이 현실적입니다. 과일, 무염 견과류, 플레인 요거트 등 비교적 덜 가공된 식품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3. 라면을 먹는다면 함께 먹는 음식을 바꿔보세요

라면을 반드시 끊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채소, 달걀, 두부 등을 함께 먹어 식사의 다양성을 높이고, 국물을 모두 마시지 않는 방식으로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4. 영양성분표를 확인하세요

제품을 고를 때 앞면의 광고 문구보다 뒷면의 영양정보를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 나트륨
  • 당류
  • 포화지방
  • 단백질
  • 식이섬유

특히 '건강', '저칼로리', '천연' 같은 마케팅 표현만으로 제품의 건강성을 판단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초가공식품을 줄일 때 기억해야 할 5가지

  1. 모든 가공식품이 건강에 나쁜 것은 아닙니다.
  2. 초가공식품의 섭취 빈도와 양을 줄이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입니다.
  3. 채소, 과일, 콩류, 통곡물 등 덜 가공된 식품을 식단의 중심에 두세요.
  4. 나트륨과 자유당 섭취량을 확인하세요.
  5. 특정 음식 하나보다 하루 전체 식단의 균형을 살펴보세요.
균형 잡힌 가정식을 준비하는 모습

결론|건강을 위해 줄여야 할 것은 '가공'보다 '과도한 의존'입니다

초가공식품에 대한 최근 연구는 우리가 평소 먹는 음식의 질과 섭취 패턴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초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식습관은 여러 건강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축적되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 연구만으로 모든 초가공식품이 특정 질병을 직접 일으킨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금지보다 비중을 조절하는 것입니다.

오늘 먹은 음식 중 하나를 완전히 없애는 것보다, 다음 식사에서 채소 하나를 더하고 물을 선택하고 가공식품 하나를 덜 먹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건강한 식습관은 '절대로 먹지 않는 것'보다
'무엇을 더 자주 먹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참고문헌 및 출처

  1. 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Healthy diet. Updated January 26, 2026.
  2. Lane MM, Gamage E, Du S, et al. Ultra-processed food exposure and adverse health outcomes: umbrella review of epidemiological meta-analyses. The BMJ. 2024;384:e077310. DOI: 10.1136/bmj-2023-077310.
  3. 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Call for experts to develop a WHO guideline on consumption of ultra-processed foods. May 15, 2025.
  4. 식품의약품안전처. 2025 건강 위해가능 영양성분(나트륨·당류) 섭취 실태 분석 보고서. 2025년 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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